전체 글44 리뷰: 착한 드라마가 주는 위로, <내 마음이 들리니>를 다시 정주행하다 요즘 세상이 참 무섭게 빠르죠? OTT 창을 켜면 자극적인 썸네일들이 넘쳐나고, 누가 누구를 더 잔인하게 복수하는지 경쟁하는 것 같은 작품들 사이에서 마음이 좀 지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서랍 깊숙한 곳에서 꺼내 본 옛날 일기장처럼 생각난 드라마가 하나 있었어요. 2011년이었나요? 벌써 14년이나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여전히 제 기억 속에는 노란 유채꽃밭 같은 따스함으로 남아있는 드라마, 바로 MBC의 입니다. 며칠 전부터 퇴근길에 조금씩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와... 이게 참 묘하더군요. 그 시절 20대의 제가 느꼈던 감정이랑, 산전수전 다 겪은 지금의 제가 느끼는 감정이 너무 달라서요. 처음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 사람들은 '착한 드라마'라고 불렀죠. 하지만 다시 보니 이 드라마, 사실 소.. 2025. 12. 21. [리뷰] 마녀보다 더 지독하다? <폭군>을 보며 느낀 서늘한 아름다움 아, 진짜 오랜만에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서 블로그를 켰네요. 요 며칠 비가 오락가락해서 그런지 기분도 좀 꿀꿀하고, 뭔가 진득하고 어두운 게 당기더라고요. 창밖은 회색빛이고, 방 안은 불을 꺼둔 채 모니터 불빛만 깜빡이는 그런 밤 있잖아요. 넷플릭스는 왠지 다 본 것 같고, 티빙도 볼 게 없어서 디즈니 플러스를 한참 뒤적거리다가 결국... 네, 박훈정 감독의 신작 에 발을 들이고야 말았습니다.사실 보기 전엔 고민 좀 했거든요. 아시잖아요, 박훈정 감독 하면 떠오르는 그 특유의 '가오(?)'랄까, 피 칠갑하는 연출들. "마녀 때만큼의 임팩트가 있을까?" 싶어서요. 솔직히 저는 는 백 번도 더 봤지만, 그 이후 작품들은 "음, 좀 과한데?" 싶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또 자기복제 아니야?" 하는.. 2025. 12. 20. [리뷰] 강남의 화려한 불빛 아래 가장 어두운 곳, '강남 비-사이드'가 남긴 지독한 잔상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강남’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단어가 주는 특유의 피로감이 있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상징이고,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입성해야 할 기회의 땅이라지만,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강남은 그저 퇴근길 꽉 막힌 테헤란로의 빨간 브레이크 등 같은 피로한 이미지일 뿐입니다.그런데 이번에 디즈니플러스에서 정주행한 를 보면서, 매일 보던 그 빨간 불빛이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성공을 향한 열망의 빛이 아니라, 어쩌면 누군가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흘리고 있는 핏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오싹한 생각이 들었거든요. 며칠 밤을 설쳐가며 이 드라마의 끝을 확인한 뒤, 제 마음속에 남은 건 통쾌함보다는 지독한 잔상이었습니다."우리가 보는 세상이 과연 전부일까.. 2025. 12. 20. [리뷰]넷플릭스OTT "사랑에 미치다" 도파민 중독 시대에 찾아온 지독한 순애보, 드라마 '사랑에 미치다'가 일깨운 먹먹한 잔상솔직히 말해서, 요즘 제 일상은 거의 '기계'나 다름없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면, 손가락은 자석에 이끌리듯 스마트폰을 향하죠. 1분짜리 쇼츠 영상을 끝없이 넘기다 보면 어느새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분명 뭔가를 계속 봤는데, 머릿속에 남는 건 하나도 없는 그 허무함.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 번쯤은 느껴보셨을 '도파민 권태기' 같은 거 말이에요.그런데 며칠 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OTT 목록을 뒤적거리다 아주 오래된 썸네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2007년에 방영됐던 였죠. 제목부터가 참... 요즘 감성으로 치면 "너무 대놓고 신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촌스러울 수도 있어.. 2025. 12. 20. '신세계' 이후 최고의 느와르? "최악의 악"이 보여준 한국형 언더커버의 끝판왕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처음 디즈니플러스에서 포스터를 봤을 때, 큰 기대 안 했습니다. "아, 또 조폭 이야기야? 또 언더커버?" 한국 영화판에서 이후로 수없이 쏟아져 나온 그 뻔한 클리셰 범벅일 거라고 지레짐작했거든요. 깡패 소굴에 잠입한 경찰, 의심과 배신,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브로맨스. 뭐 우리가 밥 먹듯이 봐온,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 그런 그림이잖아요.그런데 말입니다. 1화를 켜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마지막 회 엔딩 크레딧을 보며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더라고요. 담배도 안 피우는데 괜히 입맛이 쓴 게, 소주 한 잔이 절실해지는 기분이랄까요. 그만큼 이 드라마가 주는 여운과 씁쓸함, 그리고 지독한 '매운맛'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단언컨대, 은 이후 한국 느와르 장르가 도달할 수.. 2025. 12. 19. [드라마 수다] 환혼 결말 보고 잠 안 와서 쓰는 찐후기 (feat. 이게 최선이었냐고 묻는다면) 아... 주말이 너무 휑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주말 밤마다 저를 대호국으로 강제 소환했던 드라마, 이 드디어 끝났으니까요. 막방 끝나고 TV 끄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딱 이럴 때 쓰는 건가 싶기도 하고.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욱이랑 영이 못 보내고 질척거리는 중입니다.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제 표정이 어땠냐면요. 웃고는 있는데 눈엔 물음표가 떠 있는 상태? 커뮤니티 반응 보니까 난리도 아니더군요. "역대급 해피엔딩이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하면서 절 올리는 분들도 계시고, "아니 개연성 어디 감? 급마무리 뭐임?" 하면서 화내는 분들도 계시고요.저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음, 솔직히 '가슴은 좋은데 머리는 안 따라주는' 쪽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답답한 마음 좀 풀 .. 2025. 12. 18.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