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리뷰18

리뷰 : <갯마을 차차차> 공진의 파도 소리가 들릴 때까지 어젯밤에도 문득 잠이 안 와서 유튜브로 '갯차' 하이라이트를 돌려봤어요. 참 신기하죠. 이미 내용을 다 알고, 누가 누구랑 이어지는지, 누가 어떤 아픔을 가졌는지 다 아는데도 왜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미지근하게 달궈지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그건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서울이라는 도시가, 그리고 우리가 버텨내고 있는 이 일상이 너무나 차갑고 건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은 작정하고 이 드라마가 제 마음에 남긴 그 길고 긴 여운들을, 아주 투박하지만 진심을 담아 하나씩 꺼내 보려고 합니다.👠 잃어버린 명품 구두와 '나'라는 껍데기드라마의 시작, 혜진이(신민아)가 공진 바닷가에서 그 비싼 구두를 잃어버렸을 때... 사실 전 혜진이가 너무 한심해 보였어요. "아니, 신발 좀 잃어버렸다고 저렇게까.. 2026. 1. 12.
리뷰 : <슬기로운 감빵생활>, 다시 보니 보였던 소름 돋는 '집착'의 흔적들 "단순한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이건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 게임이었습니다."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이 드라마를 보고 제작진이 좀 변태(?)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어떻게 감옥이라는 그 삭막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면서 소품 하나, 배경음 하나에 저렇게까지 의미를 쑤셔 넣을 수가 있지? 싶었거든요. 처음 봤을 땐 그냥 김제혁 선수가 멍하니 앉아 있는 게 웃겨서 봤는데, 세 번쯤 정주행을 하니까 이게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 게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오늘 밤에는 제가 잠도 안 자고 찾아낸,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숨겨놓은 그 지독한 디테일들에 대해 아주 긴 수다를 좀 떨어볼까 합니다.아직도 가슴이 아릿한, '해롱이' 유한양의 비극은 사실 예고된 것이었다?우선 우리 .. 2026. 1. 6.
리뷰 : 인생 드라마 '눈이 부시게' _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눈부신 위로 어제 새벽이었어요. 유난히 잠은 안 오고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 결국 또 이 드라마를 틀고 말았습니다. 2019년에 방영되었을 때 본방 사수를 하며 수건 한 장을 다 적셨던 기억이 있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그 울림은 전혀 작아지지 않더라고요. 아니, 오히려 제가 나이를 조금 더 먹어서 그런지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표정 하나, 대사 한 마디가 송곳처럼 가슴을 찔렀습니다.오늘 제가 각 잡고 소개해 드릴 작품은 제 인생 드라마 부동의 1위, '눈이 부시게'입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 글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내용을 다 알고 봐도 그 깊이가 남다른 작품이라 감히 끝까지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왜 우.. 2025. 12. 29.
리뷰 : 웰컴투 삼달리, 잃어버린 '나'를 찾는 가장 따뜻한 방법: 번아웃 뒤에 찾아온 인생 처방전 아... 진짜 어제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잤어요. 제 눈 좀 보세요. 완전 퀭하죠? 사실 제가 어제 퇴근하고 "오늘은 진짜 일찍 자야지, 딱 한 편만, 넷플릭스 맛만 보고 바로 씻고 자는 거다!"라고 제 자신이랑 백 번은 넘게 약속했거든요. 근데 이게 웬걸... 정신 차려보니까 밖에서 새가 지저귀고 있고, 해가 뜨려고 하더라고요. 예, 맞아요. 웰컴투 삼달리> 이거 진짜 물건입니다. 아니, 물건이라기보다 무슨 '감성 늪' 같아요. 한 번 발을 담그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네요.솔직히 처음엔 좀 삐딱하게 봤던 것도 사실이에요. "아, 또 제주도 배경이야? '우리들의 블루스'나 '갯마을 차차차'랑 비슷한 느낌 아니야? 맨날 보던 뻔한 그림이겠지" 싶었거든요. 게다가 지창욱이랑 신혜선이라니, 비주얼이야 뭐.. 2025. 12. 27.
리뷰 : 사는 게 참 짜다 싶을 때, 옹산 게장 골목이 그리워지는 이유 <동백꽃 필 무렵> 요즘 들어 부쩍 마음이 헛헛할 때가 많더라고요. 아침에 눈 뜨는 게 숙제 같고, 사람들과 섞여 지내면서도 문득문득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싶은 그런 기분이요. 그럴 때마다 저도 모르게 리모컨을 찾아 넷플릭스를 켭니다. 그리고 홀린 듯이 이 드라마를 다시 틀게 되죠. 바로 제 인생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입니다.사실 처음 이 드라마가 나왔을 땐 좀 삐딱하게 봤던 것도 같아요. '에이, 또 뻔한 시골 로맨스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웬걸요. 1화를 넘기고 나면 어느새 제가 옹산 게장 골목의 한가운데 서서 동백이의 눈치를 보고, 용식이의 사투리에 낄낄거리고 있더라고요. 오늘은 이 투박하고도 따뜻한 드라마가 저에게 건네준 위로들을 두서없이, 하지만 진심을 가득 담아 적어보려 합니다. 1. "아니,.. 2025. 12. 25.
리뷰 : <나의 아저씨> 故 이선균이 남긴 가장 따뜻한 위로, 박동훈 부장을 추억하며 1. 서늘한 계절, 다시 들려오는 무거운 발걸음 소리 어떤 드라마는 시청률이라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어떤 드라마는 누군가의 가슴에 생긴 흉터 위에 돋아난 새살로 남습니다. 저에게 나의 아저씨>는 후자입니다. 찬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퇴근길 사람들의 어깨가 유난히 무거워 보이는 저녁이면, 저는 어김없이 이 드라마의 첫 장면을 떠올립니다. 지옥 같은 만원 지하철 속에 몸을 구겨 넣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의 어둠을 응시하던 박동훈 부장의 뒷모습 말이죠.사실 작년 말, 우리는 너무나 황망하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이선균을 떠나보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한동안은 이 드라마를 다시 켤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화면 속에서 그가 내뱉는 한숨이, 그가 짓는 쓸쓸한 미소가 연기가 아니라 그의 진심이었을지도.. 2025.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