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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자백의 대가>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자백의 대가가 우리에게 묻는 잔혹한 선택지

by sesanglog 2026. 1. 5.

자백의 대가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드네요, 이 드라마.

방금 마지막 회를 다 보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노트북을 켰어요. 지금 이 감정을 바로 안 적어두면 제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저는 평소에 스릴러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에요. 그 특유의 피 튀기고 잔인한 연출을 보면 며칠 동안 잔상이 남아서 고생하곤 하니까요. 근데 이번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자백의 대가>는 뭐랄까요, 그런 피비린내 나는 잔인함보다 '사람의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작품이었어요.

처음엔 전도연, 김고은이라는 두 배우의 이름만 보고 "와, 이 조합 실화냐?" 싶었죠.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한 화면에 나온다는 건 반칙 아닌가요? (웃음) 그런데 드라마를 다 보고 난 지금, 제 머릿속엔 그들의 이름보다 그들이 연기했던 안윤수와 모은이라는 두 여자의 지독한 운명이 더 깊게 박혀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그날 밤 그 자리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드라마가 시종일관 제 멱살을 잡고 흔들며 묻는 것 같았어요. 안윤수라는 인물, 정말 평범한 미술 교사잖아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조금은 고지식하고 평온한 일상을 살던 사람. 그런 그녀가 살인 사건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 처음 보여준 그 공포에 질린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전도연 씨의 연기는 정말... 사람의 모공까지 연기한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녀가 마주한 선택지는 사실 우리에게도 언제든 던져질 수 있는 것들이에요. 진실을 말하고 모든 걸 잃을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고 영혼을 팔 것인가. 말이 쉽지, 내가 만약 안윤수였다면? 내가 쌓아온 평생의 명예와 가족, 그리고 내 삶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라면? 저는 감히 제가 정직할 거라고 단언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런 제 자신이 조금 혐오스러워지면서도, 드라마 속 그녀의 선택을 보며 비명을 지르게 되는 거죠.

모은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기묘한 위로

그리고 김고은 씨가 연기한 모은. 아, 정말 이 배우는 어디까지 변신할 수 있는 걸까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래서 더 위험해 보이는 그 여자가 안윤수의 삶에 끼어들었을 때, 저는 처음엔 "제발 도망쳐!"라고 속으로 외쳤어요. 그런데 극이 진행될수록 모은이라는 인물이 가진 그 깊은 슬픔과 고독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두 여자가 좁은 방 안에서 대치하며 서로의 숨소리까지 공유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느껴지는 그 텐션은 웬만한 액션 영화보다 더 짜릿했어요.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결국 서로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그 모순적인 관계. 작가는 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런 지독한 관계를 그려낼 수 있었을까요? (진심으로 대본 쓰신 분의 뇌를 한 번 빌려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자백의 대가는 과연 얼마일까?

드라마 제목이 왜 <자백의 대가>일까를 계속 생각하게 돼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백은 용서받기 위한 과정이잖아요? 그런데 이 드라마는 자백을 하는 순간, 혹은 자백을 강요받는 순간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걸 보여줘요. 그건 돈일 수도 있고, 시간일 수도 있고,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일 수도 있죠.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서사가 휘몰아칠 때는 정말 숨을 못 쉬겠더라고요. 특히 법정 씬이나 취조실 씬에서 느껴지는 그 공기. 차갑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걸 느끼는 안윤수의 표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어요. 다 보고 나니 손톱이 엉망진창이더라고요. (이게 다 넷플릭스 탓입니다!)

연출과 음악, 그리고 그 이상의 분위기

아, 그리고 이건 꼭 말해야겠어요. 영상미가 진짜 미쳤습니다. 어두운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 하나, 안윤수의 화실에 떨어진 물감 자국 하나하나가 마치 복선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그 연출력 말이에요. 감독님이 누군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들 정도로 화면 구성이 예술이었어요. 여기에 낮게 깔리는 배경음악은 또 어떻고요. 심박수를 조절하는 것 같은 그 기괴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제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고요.

솔직히 요즘 자극적인 드라마 참 많잖아요. 자고 일어나면 누가 죽어 있고, 복수하고... 그런 뻔한 서사에 지쳐 있었는데 <자백의 대가>는 결이 달랐어요. 인간의 밑바닥에 있는 그 추악한 욕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일말의 인간성을 동시에 보여준달까.

그래서 당신의 선택은요?

이 리뷰를 읽고 계신 분들께 묻고 싶어요. 만약 여러분 앞에 두 가지 길이 있다면요? 하나는 편안한 거짓의 길이고, 하나는 지옥 같은 진실의 길이에요. 하지만 그 진실의 끝에는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자유'가 있을지도 몰라요. 당신은 기꺼이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셨나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한동안은 거짓말을 못 할 것 같아요. (물론 사소한 건 하겠지만요!) 자백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그리고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게 얼마나 처절한 투쟁인지 다시금 깨달았거든요.

마무리하며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그냥 "재밌다, 꼭 봐라" 한마디면 될 것을, 제 감정이 너무 넘쳐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묵직한 여운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어요. 이번 주말, 정말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을 찾고 계신다면 주저 말고 <자백의 대가>를 클릭해 보세요. 다만, 다 보고 나서 찾아올 그 공허함과 수많은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책임 못 집니다!

아, 맞다! 전도연 배우님... 진짜 당신은 최고예요. 김고은 배우님도요. 두 분 덕분에 제 인생에 잊지 못할 며칠이 생겼습니다. 감사해요.